<<아직 애비를 못 알아보는 지승이>>

 

밤, 낮 아무런 이유없이 울고

달래도 잘 달래지지 않았던 지승이가

이제는 제법 이유있게 울고, 달래면 뚝 울음을 그치기도 한다

꽉 조여진 포근한 자궁 안에 있다가 세상에 뚝, 하고 떨어져 나와 큰 이유없이 울어야만 했던 지승이

아기니까 울고, 우니까 아기인데도 처음에는 무척이나 힘들었다

몇 시간을 내리 울어서 탈진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후덜거리는 내 팔보다 더 앞선 적도 더러 있었다

 

지승이가 우는 방법을 달래는 방법도 여러가지로 바뀌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안아서 달랬는데

이제는 눈을 맞히면서 이리저리 혼을 쏙 빼 놓으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크게 음악을 틀고 노래를 불러주기도 한다

또, 오늘 새롭게 지승이가 좋아하는 걸 알게 됐는데 바로 다리, 그리고 발 맛사지다.

잠투정으로 찡찡댔던 오전에 오일을 듬뿍 발라 허벅지부터 종아리, 그리고 발바닥, 발가락을 부드럽게 맛사지 해 줬는데

방실방실 웃으면서 '이건 무슨 느낌이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연신 쳐다봤다. ^^

 

베이비 맛사지는 너무 강한 힘으로 하거나, 아무렇게나 하고 싶은데로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해서

아기 낳기 전부터 보건소 강의로, 또 조리원에서 강의로 들어두었었는데

요즘 같이 추울 때는 목욕 후에 지승이를 홀딱 벗겨놓고 유유자적하게 맛사지 하기가 겁나서

언제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던 차에

지승이가 기분이 좋지 않거나 울 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렇게 좋아하니 얼마 후부터 할 수면의식에 맛사지를 추가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육아철칙을 세웠던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대부분은 지켜지고 있지만 단 하나,

아기와 있을 때는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

 

특히 젖을 물릴 때는 아가와 눈을 맞추고 부드럽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줘야

아기가 언어나 사회성 발달이 쑥쑥 자란다고 하고

아니, 뭐 그런 것들을 떠나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다른 짓을 하고 있으면

자기에게 사랑을 쏟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불완전한 애착형성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입장을 바꿔, 나 같아도 그럴 것 같다.

나와 마주 앉아 있는 사람이 휴대전화만 들여다 본다면..

또 그게 내가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이라면..

 

기저귀를 갈 때나, 목욕을 할 때나, 놀아줄 때나

항상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눈높이를 맞춰 눈동자를 들여다봐준다는 건데

유독 젖을 물릴 때 만큼은 쉽지 않다.

 

특히 밤수유를 할 때는 너무나 졸려서 뭐라고 보고 있지 않으면

아가를 놓칠 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 때문이다. ㅠㅠ...

또, 하루종일 집에 있는 나에게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문이기도 하고,

솔직히 휴대전화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이런 저런 기사를 둘러보는 일도 못하면 진정 우울증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엄마를 거울삼아 자라는 아이에게

휴대전화만을 들여다보는 엄마의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

여가시간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지내는 엄마라니. 최악이지 않은가.

내가 세웠던 원칙을 점검하고 하나씩 수정하고 고쳐나가야 할 것 같다.

 

지승이와 행복한 애착이 형성될 수 있도록 많이 안아주고, 눈맞춰주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승이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또 한 번 다짐한다.

 

"울게 냅 둬~ 애들은 울면서 크는 거야!"

솔직히 나는 이게 가장 듣기 거북한 말이다.

저 말이야 말로 양육자 마음 편하기 위한 자기 위로 아닐까?

두 돌 이전까지 엄마가 아이의 요구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원하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느냐에 따라

아이의 애착형성 자체가 달라진다.

애착형성 여부에 따라 세상에 대한 신뢰도가 달라지고,

또 이어서 아이의 사회성 자체가 달라진다는 건 이미 너무나 많이 증명된 사실.

 

나는 지승이가 우는 게 싫다.

누구는 애를 굴리면서 키워라, 라고 말할테지만 정말 올드한 육아방식이 아닐까.

나는 최대한 울리지 않고 키우고 싶다.

그게 나의 첫 번째 육아철칙이다. 물론...... 잘 지켜지기 힘들지만.. ㅠㅠ

다행히 남편도 아이는 울리면서 키워야지, 라는 생각이 없어서 다행이다.

 

내일은 지승이가 이 세상에 나온지 50일 되는 날이다.

 

지승아, 정말 사랑해.

항상 지금처럼 몸과 마음 건강히, 산뜻한 남자로 자라주렴.

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지게 클 우리 지승아.

 

Posted by 피치 림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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