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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7.10.08 사람 싫은데는 이유가 있다

딸기주스

2013.02.26 14:51 from 다정한 일상

다행스럽게도 우리 집 주변에는 크고 작은 마트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결혼 전에는 마음 내키는 곳에 가서 이런 저런 물건을 사곤 했었는데

이제는 대강 채소는 어디가 싼 지, 과일은 어디가 싱싱한지도 나름대로 기준을 세워가고 있고

생활용품 깜짝 세일도 눈 여겨 보게 됐다

그러다 어제, 딸기 한 팩을 사려고 마트로 갔는데

이게 왠 걸, 제일 가까운 마트에선 딸기 한 팩에 9000!

시중에 파는 딸기와 비교를 해봤을 때, 약간 비싼 가격인 듯한 직감이...

이대로 굴복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다른 마트를 가보았는데, 6,900!

혹시나 다른 마트를 기웃거려보니 6000!

심지어 9000원짜리 딸기보다 더 싱싱하고 발그레한 색이 너무나 맛있게 생긴 거다!

결국 마지막 마트에서 딸기 한 팩을 사 들고 오는데, 초 봄 바람은 달큰한 딸기향을 타고 살랑살랑 불어오고~

그렇게 우리는 두 잔의 딸기주스와 한 판의 딸기 타르트를 6000원에 먹을 수 있게 됐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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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언니와 할리스에 앉아있었다.
한참 회사 욕을 하고 있는데, 걸려 온 전화- 오빠였다. 
이 시간에 무슨 일?
외할머니가 위독하다고 해서 엄마가 뛰쳐 나가셨단다.
안심시켜주려는 수연언니를 뒤로 하고
양긍과 저녁 약속을 취소하며 역으로 뛰어갔다.
겁이 나서 엄마한테 전화는 못 하고
몸이 뻣뻣해져 플랫폼에 서 있었다.
막 지하철이 도착했을 때,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순간, 어느 때보다 빠르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울먹이는 엄마 목소리 너머로 
듣고 싶지 않았던 소식을 들었고
정신없이 집으로 가 오빠와 3일 동안 필요한 물건을 챙겼다.
속옷부터 엄마 먹을 레토르트 죽, 각종 약까지.... 
몇 번이고 꼼꼼하게 확인에 확인을 하며 짐을 싸니 
3개의 짐 가방이 생겼고
오빠와 나는 문산역으로 가기 위해 대방역으로 갔다.
장례식장에 가면 아무것도 먹지 못할 거라면서 오빠는
밥 집에 데려갔고,
된장찌개에 카레덮밥, 김치만두까지 시켜 많이 먹어두라고 했다.
김치 만두를 한 입 배어 물자
반 즘 잘려 나간 만두가 내 눈 앞에 보였고
그게 왠지 우리 외할머니의 창자같고, 위같고, 대장같고 그래서
울렁거렸다.
대방역에서 서울역까지, 다시 서울역에서 경의선을 타고 문산역까지 가는데는
1시간 반 정도가 걸렸고
문산역에 도착하니 하얀 매연을 뿜으며 엄마 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를 보자마자 꼭 안아줬지만
내가 안아주고 싶은 만큼은 안아주지 못해 속상했다
도착해보니 문산 장례식장이었고
문산역과 가까워서 다행이었지만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조문객이 오기 힘들 것이란 생각에 다들 걱정이 많았다
첫 날은 할머니를 뵙지 못한 채 앉아있다가
대방역에서 저녁으로 먹은 것들이 완전히 채해서
밤 새 토를 하고 응급실에 가서 주사 맞고, 약을 먹었다.
결국은 약까지 토해버렸지만
눈물 콧물 다 빼고
캡사이신이 코로 나오는 시큰한 감정이 
몸이 아파서만은 아닌 것 같아 오히려 시원한 생각도 들었다.
둘 째 날,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고
오후 4시 30분에 염을 했다.
염 하는 곳에 들어가니 묘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건 우리 외할머니 냄새는 아닌데....
하얀 천을 덮고 누워있는 게 우리 외할머니인지 뭔지 감이 오질 않았다
간단한 예를 갖추고 염을 시작하는데
발부터 천천히...
나뭇가지같이 딱딱하고 살과 뼈도 따로 놀았지만
발이 우리 외할머니였다.
손이 우리 외할머니였다.
그리고 얼굴이 우리 외할머니였다.
할머니의 이마를 쓰다듬고 눈썹을 만지고
볼을 부비면서 외할머니를 많이 많이 많이 불렀다
세상에...
누구보다 편안하고 아기같은 표정...
울면서도 참 다행이다
울면서도 참 행복하다
그런 생각이었다.
머리를 빗겨드리면 쑥 빠졌지만
하나도 아파 보이시지 않았다
할머니는 분홍색으로 화장도 하시고
립글로스도 발랐다.
우리 외할머니는 패셔너블한 분이신데...
당장이라도 일어나 "이렇게 촌스러운 건 하지마"
라고 말씀 하실 것 같았다
1시 20분 여 동안 할머니 움직임 하나하나를 꼼꼼히 보고
관으로 들어가시는 모습까지 본 다음
밤 늦게까지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만나고 보냈다
그리고 오늘 아침 9시
외할아버지 묘로 가서 합장을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위였다

할아버지 옆으로 들어가시는 할머니의 느낌을 상상하고
땅 속은 따뜻하시겠지.. 라고 안도를 했다
너무나 행복하게, 많이 아프지 않게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착하게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더 많이 안 울어드려서 죄송하지만
아주 아주 먼 훗날에 내가 죽어서
만날 수 있는 든든한 우리 외할머니가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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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요일 아침 9시 반 즈음
서울에서 통영으로 출발
여러가지가 우리 여행의 이유였다. 
통영으로 가자고 말을 꺼낸 건 호산이었고, 호산보다 더 마음에 쏙 들어한 건 나였다.  
버스보다는 기차가 좋다고 앞다투어 말했지만
1박 2일 여행에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기차비도 만만치 않아 아쉬움을 달래며 버스로 고고 
출발할 때는 고속, 돌아올 때는 우등으로 해주는 센스까지 ㅎㅎ


4시간만 타고가면 되는 거라서 (?) 고속과 우등의 차이는 크게 없었다.
오히려 돌아 올 때 우등 발 받침대가 고정되어있어서 
자다가 발 석고되는 줄 알았다;; 


2시간 버스 승차. 20분 휴식 ㅎㅎ 그리고 또 2시간 버스 승차
생각보다 통영은 가까웠다. 겁 먹을 만큼 먼거리는 아니었다.
내리자마자 먹을 곳을 찾아다녔다. 사실 대충의 루트만 정해놓고 이것저것 디테일하게 계획하지 않았기 때문!
물론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요런 여행도 가능했다.
터미널에서 쭈뼛거리다가 관광 안내해주시는 가이드 분에게 맛집을 물어봤는데
그녀 역시 잘 모르는 눈치였다.
대충 저 쪽으로 가보라는 말 뿐. 그래서 대충 저 쪽으로 갔더니 대박집이 나왔다. ㅎㅎ
거의 태어나서 처음 굴을 먹어봤다 싶을 정도로 굴은 입에도 안댔었는데
굴 국밥에 굴 영양솥밥까지
비린내는 커녕 완전 고소하고 쫄깃한 통영의 굴 맛 캬아
호산은 내가 하도 입에 쑤셔 넣어서 같이 먹은 게 억울하다고 했다

서울 버스와 무어 다를 것이 있으리오 ㅎㅎ
하지만 배도 부르고 등도 따순 우리는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길에 요런 깜찍함을 발산해 주셨다 ㅎㅎ

통영에는 동백꽃을 모티브로 한 관광 상품이 엄청 많았다.
스킨 로션부터 먹는 것 입는 것까지..
정작 동백꽃이 많지는 않았는데, 케이블카 타러 올라가는 길에 몇 송이가 눈에 띄었다.
봄에 보는 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봄의 꽃은 "나 필 때 되어서 피었슈" 이런 느낌이라면
겨울의 꽃은 대 놓고 "나 좀 봐" 이런 의기양양한 느낌이었다.
좀 더 섹시하달까ㅎㅎ


서울 남산 케이블카, 설악산 케이블카를 경험해 본 여기 1人은
미륵산 케이블카처럼 스릴 만점의 케이블카는 처음이었다.
일단은 굉장히 사이즈가 작다. 대인 4명이면 꽉 차는데,
바람 부는 것에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다.
케이블카를 타면 볼 수 있는 동양의 나폴리 (?) 통영시내 모습이나
미륵산도 아름다웠지만
그 보다는 함께 탔던 커플이 더 인상적이었다 ㅎㅎ
아,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통영시민과 관광객의 케이블카 이용료가 다르다는 것! -.-

케이블카에서 내렸는데 꼭대기가 아니다;;
엄청 투덜거리며 15분 가량을 등산하니 진짜!!! 정말!!! 정상이 나왔다.
호산과 뽈뽈거리며 몇 번의 카메라 테스트 끝에 건진 사진!!
이 ......... 없다 ㅠㅠ
어쨌든 많이 춥지 않은 날씨여서 다행이었다.
전쟁하기 딱 좋은 섬 지형하며
어렸을 때 배운 리아스식 해안의 신비로운 광경 ㅎㅎㅎ

5시, 마지막 케이블카 시간.
걸어서 내려간다면 죽는다는 일념 하나로 시간 맞춰 미친듯이 내려와
해저터널로 고고.
군사용으로 만든 것이다, 관광용으로 만든 것이다
쓰잘데기 없는 논쟁을 벌이다가
결국엔 아주머니들의 메아리 웃음 소리에 압도되어 사진 찍었던 기억이 ㅎㅎ

난 통영이 타칭 "동양의 나폴리" 인 줄 알았는데, 
자칭도 하더라. ㅎㅎ


충무깁밥은.......
진짜 오리지널 집만 몇 백개
그리고 결론적으로...........
 서울이......
난 것 같다 심지어 ㅎㅎ


아침을 먹었던 마산 복국집.
이 집은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아있는데,
이 집의 이름이었던 "마산 복국집" 부터가 아이러니.
통영은 마산이 아니고, 이 집에서는 복국도 팔지 않았다.
이 집도 역시 동네 빠삭하게 잘 알아 보이는 아저씨한테 추천받아서 간 맛집인데,
분명 한 끼에 4000원이라고 소개 받고 간 건데
우리한텐 5000원씩 받더라.
통영은 케이블카도 대 놓고 통영시민이랑 관광객 따로 받더니 심지어 음식점도 ㅠㅠ

하지만 참 맛났다아..


동피랑 벽화 마을.
뭐니뭐니 해도 까페가 가장 인상적.

사이다 사러 "파고다 까페" 라는 곳에 들어갔는데
(실상 까페가 아니고 간판만 그렇게 써 놓고 그냥 동네 완전 구멍가게)
할아버지가 날 추우니까 따뜻한 곳에서 사이다를 먹고 가라는 거다.
근데 그 따뜻한 곳은 다름아닌 천막으로 바람 막아놓은 길 거리. ㅎㅎㅎㅎ
관광객이 찍어 준 폴라로이드 사진을 잔뜩 붙여놓은 할아버지는
우리한테도 큰 카메라 안 가져왔냐고 하셨다. ㅎㅎㅎ



이순신 공원.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이순신 공원.
통영 최고의 장소다 개인적으론..
바위에 붙은 굴 보고 채취본능 발휘된 호산.
돌로 껍데기를 깨부서 바닷물에 씻어 먹는 야생적인 모습에 반해 따라 먹어 봄.
그렇게 난 난생처음 생굴을 먹었다 ㅎㅎㅎㅎㅎ
호산의 엄마는 어린 호산을 데리고 바닷가에 갈 때,
초고추장을 가지고 가셨다는 충격발언도 해주었다 ㅎㅎㅎㅎㅎ
덕분에 정말 재미있는 추억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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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젠가, 엘양과 학교 도서관 앞에서 주접을 떨며 강의실로 향하고 있었다
박수치며 얼굴 벌개지게 웃고 있을 당시, 
대뜸 어떤 남정네가 다가와, 
"저기요-" 하는 것이다
"네?" 깜짝 놀라 그 이를 바라봤다
"저... 제 친구가 그 쪽이 마음에 든다구... 연락처 좀..."
아... 이토록 낭만적인 순간 (캠퍼스에서 눈 맞기), 
CC는 절대 싫다고 말 했던 나였지만, 은근히 꿈꿔왔을진데,
그 얼굴도 이름도 모를 녀석, 그 감사하고 눈 높은 그 녀셕이,
어쩐지, 왠지, 그냥 싫은 거다

"전 친구 분께 부탁해서 번호 물으시는 건 별로네요. 본인도 아니고. 그럼..."
하고 휘리릭 갈진데, 그 이가 날 다시 붙드는 거다. 엥?

"저... 사실은 전데요."

헉!

게다가 거짓부렁을 일삼고, 용기까지 없는 남정네라니!
생긴 건 멀쩡한데, 내 마음은 이미 떠났으리오.

"아하하하..."
어색히 웃고 있자니 적막이 흐른다. 말 주변도 없다. -10점 부과.

"저... 연락처 좀 주세요."
"아뇨. 죄송해요"

티격태격하다가 결국엔 차라리 그 쪽 번호를 나에게 달라며 내 휴대전화를 줬고,
그 이가 자기 번호를 찍는 척 하더니, 통화 버튼을 눌러 버리는 거다

순간 헉 하고 짜증이 확 났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저 아는 이 하나 더 만드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 친구의 놀림이 기분 나쁘지 않아
그럭저럭 넘겼다. 그러나 그렇게 헤어지고 5분 후에 온 문자

"남자친구 있으신 건 아닌지. 근데 이름이 뭔가?"

-_-;

내가 증오~ 해라~ 하는

공포의 체로 문자를 보낸 그 이...............

사람 싫은데에는 이유가 ... 있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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